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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0.28 사형제도 존치론
생활의 지혜2019. 10. 28. 09:33

사형제도 존치론

사형제도는 인류 역사부터 있었던 사법제도이고

그 역사가 오래된 만큼 논쟁의 역사도 치열해.

한국도 예외는 아니지.



​한국은 2008년 헌법재판소에서 이미 사형제를 합헌이라고 결정지은 바가 있어.

​그러나 사형집행은 김영삼정권 이후로 한번도 시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존치냐 폐지냐의 기로에서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지.


​나는 존치론자이고 존치론에 대한 옹호글을 써보려고 해.

반대하는 사람도, 찬성하는 사람도 이 글을 신중하게 읽어주고 피드백을 해줬으면 한다.

한시라도 대한민국이 두가지 길 중 하나를 합리적인 토론과정을 통해 선택하길 빌며 글을 써보려해

 

1 . 우리 사회는 이상적인 사회인가?

뜬금없겠지만 사형 존치론자에게 가장 주요한 논점이야.

'우리 사회는 이상적인 사회이고, 그 구성원들도 전부 이상적인 사람인가?'

이 전제가 맞다면 사형제는 당연히 필요없겠지.

그때에도 만약 사형제가 존속된다면 그건 필시 야만이야

대한민국 사형제도의 존속을 결정한 헌법재판소 판결문에도 이와같은 구절이 나와

[나라의 문화가 고도로 발전하고 인지가 발달하여 평화롭고 안정된 사회가 실현되는 등

시대상황이 바뀌어 생명을 빼앗는 사형이 가진 위하에 의한 범죄예방의 필요성이 거의 없게 된다거나

국민의 법 감정이 그렇다고 인식하는 시기에 이르면 사형은 곧바로 폐지되어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벌로서 사형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당연히 헌법에도 위반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1996 951헌바 -]

 

이렇듯 사형제의 시행은 '우리 사회가 이상적이지 않은 사회이다.'를 전제로 두고있어.

인신의 구속이나 재산압류 등 적절한 처벌수단으로 모든 범죄를 통제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사형제를 존치시켜야 하는거야.


그럼 이상적이지 않은 사회가 정확히 어떤 사회냐고?

 

좀 더 극단적인 예를 들어서 선명하게 설명해 볼게.

바로 '전시 상황'이야.

생각보다 많은 사형제 폐지론자에게 '전시에도 사형제도를 폐지해야 하는가?'라고 하면

답변을 명확하게 못하더라고.


실제로 대부분의 사형제 유지 국가에서 전시에 더 많은 법에 사형집행을 처벌로 규정하고 있고

폐지국가 조차도 전시에 한해서는 사형제도를 운용하는 경우가 많아

포르투갈만 하더라도 1911년에 사형제를 전면 폐지했다가 1915년에 전시에 한해서만 부활시켰지.

 

이렇듯 전시상황에서 사형제를 폐지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폐지론자 조차 머뭇거리는 이유는

바로 '극단적인 상황'이기 때문이야.

전화의 불길이 치솟고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속에

아무리 선한 사람조차 이성을 잃고 야만한 원시상태로 돌아가기 일쑤거든.

이들의 머리에 총구를 들이대지 않는 이상 도저히 잠재울 수 없기 때문에

전시에 사형제를 적극적으로 운용하는거야.


근데 평시상황에서는 대부분 이성을 가진 문명인으로 살아가지 않냐고?

물론 그렇지 . '이상적인 사회'라면 말이야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상적이지 않아.

그렇기 때문에 평범한 상황에서조차 이성을 잃고 야만한 원시인처럼 날뛰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야.

 

이건 단순히 감정적인 수사가 아니라 실제 뇌과학적으로 흉악범죄자들의 뇌를 분석해보면

이성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의 발달이 일반인에 비해 상당히 미숙해.

애당초 '이상적인 인간'이 아닌 '옷입은 침팬지'로 태어난 자들이지.


이들을 제어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머리에 총구를 들이대는거야.

그 외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을 인류가 개발한 적이 있나?


죽음이라는 원초적 공포 앞에서는 진짜 짐승조차도 움츠러들기 마련인데 인간이라도 예외일까.

헌재 판결에서도 위와같은 논리로 사형제 존치를 옹호하고 있어


[...인간의 생존본능과 죽음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까지 고려하면,

사형은 잠재적 범죄자를 포함하는 모든 일반국민에 대하여

무기징역형이나 가석방이 불가능한 종신형보다 더 큰 위하력을 발휘함으로써

가장 강력한 범죄 억지력을 가지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2008 헌가23-]

 

실제로 텍사스주 휴스턴 해리스 카운티에서 사형제도를 부활한 결과

살인 범죄율이 63%나 감소했어. (김태욱, 중앙대 석사논문)

물론 이런 통계에 대해서는 논란이 여전히 많지만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위하력이 높은 형벌이라는건 부인할 수 없어.


결국 정리하자면 우리 사회는 일반적인 형벌로는 흉악범죄자들을 통제할 수 있는

'이상적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사형제라는 제도의 존치가 불가피하다야.

사형 존치론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사형제의 존치를 옹호하는거지


결코 '헤헤, 사형제 짱짱맨, 나쁜놈들 다 죽여버리자 히히' 같이

사형제 자체를 찬양하는게 아니라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어.

 

2. 폐지론에 대한 반론: 사형제도는 과연 야만적이고 감정적인 형벌인가?

대답은 감정이 일부 섞여 있다는건 yes, 이외에는 no

 

일단 사형제도가 실현되는 전제는 바로 '체계화된 사법 시스템' 하에서 실현되어야 한다는 점이야.

3심제도와 변호사 선임에 대한 권리 보장 및 사법적 방어권 보장 같은

기본적인 법적권리가 보장된 상황에서 판결이 이루어져야 하고 판결에 있어서 '매우 신중해야해'

당연히 사법제도 따윈 보장되어있지 않은 독재국가에서는 사형제 존속을 논할 가치조차 없지.

상당수 폐지론자들이 이를 간과하고 유신시절의 잘못된 선고나 북한등을 예로 들어 사형제도를 반대하는데,

지금 우리가 논해야 하는건 '사법제도'가 그나마 제대로 굴러가는 '현대의 대한민국'이잖아?

우리나라 사형선고 가이드라인에서도 기본적으로 3명이상을 살해한 사람이나

그 수법이 매우 잔혹한 사람에게 한해서만 사형을 선고하도록 되어있어.


나도 실제 묻지마 살인사건 공판을 방청해 봤는데

수법이 잔혹하고 일면식도 없는 자를 살해한 사건이었지만 피해자가 한명에 그쳤기 때문에

무기징역을 선고하더라고...


현재 대한민국 사형수들의 평균 살인횟수는 3.4명이야. 그만큼 신중하게 선고하는 형벌이지.

해외는 다를까?

현재 미국에서 가장 사형을 많이 집행하는 텍사스주만 해도

사형선고시 무조건 항소하도록 법적으로 규정되어있고

최소 10년동안 추이를 지켜보고 그 뒤 집행하도록 되어있어.


또한 사형집행 직전이라도 재심요청을 하면 무조건 중지하고 판결을 기다리도록 정해져있지.

사형 폐지론자들이 주장하는 만큼 결코 비문명적인 제도가 아닌,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제도야.

오죽하면 미국 일부 주에서는 종신수 수감유지 비용을

사형수집행 비용이 넘어서는 촌극까지 빚어졌을까.


이렇듯 사형 존치론자들은 이런 체계적인 시스템하에서 집행이 전제됐을 때만 사형집행을 찬성하지

결코 이와 벗어난 상황에서는 사형제가 존치될 수 없다고 주장해.

또한 가장 빈도높게 나오는 반론인 '오심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하겠어

'과학적 수사기법이 보편화 되었고, 사형제도 운용 자체의 신중성과 합쳐져 오심의 가능성은 극히 적고,

또한 오심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사법제도의 숙명이다.'

 

일단 과학적 수사기법이 보편화 되어있기 때문에 오심의 가능성이 매우 적어졌어

미국만 해도 dna 감식기법이 개발된 이후 20명에 달하는 사형수가 복권되었지.


또한 앞서 말했듯이 사형판결 자체가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오심의 가능성은 더더욱 줄어들어.


대한민국 법원 사형판결 가이드라인에서도

확실한 증거없이 본인의 자백만으로는 결코 사형선고를 못하게 정해져있고.

세명 이상을 살해할 경우에만 선고하도록 되어있는데


세명 이상의 피해자에서 전부 증거가 왜곡될 가능성이 과연 몇 퍼센트나 될까?

물론 0.00001% 의 확률을 뚫고 무고한 사형수가 나올 수 있지 않느냐? 하면...

한 1000년 지나면 나올수도 있겠지.


그러나 그런건 사법제도의 본질적인 숙명이야.

그리고 폐지론자들이 어물쩡 넘어가는 사실인데 오심의 가능성은 사법제도의 한계이지,

사형제도라는 제도 자체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야.'

그리고 그러한 적은 가능성 때문에 정의구현이라는 더 큰 공익의 실현을 송두리 째 부정할 수 없어.

그것 때문에 사형제 존치를 옹호하는거야.


만약 오심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고 그것을 일순위로 둔다면

모든 형벌제도가 폐지되어야 겠지만 그럴순 없겠지?

언제나 최선을 선택하는것이 아니라 최악을 피하는것이 바로 사법제도의 핵심이야.

그리고 감정에 관해서는 사실 응보감정이 어느정도 섞여있는 시스템이라는건 부정하지 않겠어.

이는 헌재 판결문에서도 나와있지


[....또한 잔혹한 방법으로 다수의 인명을 살해한 범죄 등 극악한 범죄의 경우에는,

범죄자에 대한 무기징역형이나 가석방이 불가능한 종신형의 선고만으로는

형벌로 인한 범죄자의 법익침해 정도가 당해 범죄로 인한 법익침해의 정도 및

범죄자의 책임에 미치지 못하게 되어 범죄와 형벌 사이의 균형성을 잃게 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하여 피해자들의 가족 및 일반국민의 정의관념에도 부합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극악한 범죄에 대한 정당한 응보를 통한 정의의 실현이라는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서

사형보다 범죄자에 대한 법익침해의 정도가 작은 무기징역형이나 가석방이 불가능한 종신형은

사형만큼의 효과를 나타낸다고 보기 어렵다.... -2008 헌가23-]


​형벌의 목적에는 오로지 범죄예방과 교화에만 있는것이 아니야.

'국가라는 합법적인 수단을 이용한 합법적 응보' 라는 목적도 있어


화학적 거세라는것이 아동성범죄자 재범방지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는게 증명됐지만

이를 이유로 아동성범죄자에 대한 징역형을 폐지하고 화학적거세로 처벌을 100% 대체하진 않잖아?


​징역은 징역대로 살고 거세는 거세대로 하는 것처럼

'사적복수를 막고 합법적 응보를 통한 국민 감정의 해소' 라는건 형벌제도에 포함되어 있는 기본적 요소야


물론 이것이 주가 되는건 결코 아니고

언제나 사형 존치론자들은 1번이 사형제도 존치에 대한 핵심적 논리로 보고 있어.

지금 계속 언급하고 있는 헌재 판결문에서도 이처럼 보고 있고.

 

3. 사형제도는 종국에 폐지되어야 한다.

문자 그대로야.

사형제도는 '이상적 사회'가 구현된다면 당연히 폐지되어야 해.


[나라의 문화가 고도로 발전하고 인지가 발달하여 평화롭고 안정된 사회가 실현되는 등

시대상황이 바뀌어 생명을 빼앗는 사형이 가진 위하에 의한 범죄예방의 필요성이 거의 없게 된다거나

국민의 법감정이 그렇다고 인식하는 시기에 이르면 사형은 곧바로 폐지되어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벌로서 사형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당연히 헌법에도 위반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1996 951헌바 -]


​또 한번 언급하는데 이상적 사회가 구현되면

사형제는 당연히 폐지되어야 한다는게 사형 폐지론자들의 입장이고

대한민국 헌법재판소의 입장이기도 해.

그러나 현재 우리사회는 이상적인 사회가 아니야.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위와 같은 시기가 도래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현대 사회의 생존을 위한 극심한 경쟁 속에서

기존의 사회적 가치가 붕괴되고 정신적으로 피폐(疲弊)하여지다 보니,

그로 인한 범죄도 지능화될 수밖에 없고, 정신병질환자(psychopath)에 의한 엽기적 범죄도 발생하고 있다.

그 결과, 범죄예방의 필요성은 점차 증가되고 흉악범죄에 대한 국민의 법감정은 더욱 부정적이 되었다.

그러므로 이제 이러한 범죄로부터 우리 사회를 강력하게 보호하면서도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최소한이나마 보존할 수 있는 형벌제도를 강구하여야 한다. -2008 헌가23-]


이렇듯 '불완전한 사회'이기 때문에 '불완전한 수단'을 통해서 사법제도를 운용하는것이 불가피하다.

이게 사형폐지론의 핵심이야.

그리고 종국에 폐지되어야 함도 부인하지 않고.

 


4. 마치며...

이 글이 사형제 존치론자들이 마냥 감정적으로

'나쁜놈은 죽어야해!' 같이 주장하는건 결코 아니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고

그리고 '나쁜놈을 다 죽어야 해!' 같이

감정적으로 사형제 존치를 찬성하는 사람들도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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