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와 경제학2018. 12. 20. 21:37

최근 IT 시장에 붐이 이르고 있다. 최근 산업의 경향을 보면 IT 기술을 활용하지 않은 경우를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이다. 전통적으로 규모가 컸던 기존 기업들 (예: GM이나 월마트 등)을 제외하고 신흥 거대기업들(예: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등)은 대체로 IT 를 중심으로 성장하였다. IT 산업은 도대체 무엇이 다른것일까?


IT 기업의 주요특징은 공급과 수요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먼저 공급에 있어 가장 큰 특징은 한계비용(Marginal Cost)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거의 0이다. 처음 개발비용은 비쌌을지 몰라도, 전화를 연결해주는 한계비용, 검색을 제공해주는 한계비용등은 매우 낮다. 전기세나 서버유지비, 약간의 인건비가 거의 전부이다.


그러나 더 큰 특징은 바로 수요에 있는데, IT 산업은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네트워크란 각각의 객체(unit)가 이어져있는 관계를 말하는데, 네트워크 효과가 있다는 말은 한 소비자가 물건을 소유하고 있음이 다른 소비자가 그 재화를 갖고 있을때의 효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말한다. 주로 네트워크 효과는 물건을 한 소비자가 소유하는 것 자체가 다른 소비자에게 그 물건의 가치를 높혀주는 직접적 네트워크 효과와, 물건을 한 소비자가 소유함에 따라 부수적인 재화의 생산이 촉진되 가치가 높아지는 간접적 네트워크 효과가 있다.


말로 정의를 표현하니 이해가 잘 안갈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이런것이다. 페이스북 아이디를 당신 혼자 가지고 있다. 그러면 그건 아무의미 없다. 당신 학교 사람들이 페이스북 아이디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당신이 페이스북 아이디를 갖고 있는 것의 가치가 높아진다. 그런데 당신이 아는 모든사람이 페이스북 아이디를 가지고 있다면, 그 가치는 더욱 더 높아질 것이다. 전화기도 만약 당신이 혼자 가지고 있다면 단순히 쓸모없는 기계 하나를 가지고 있는 것이겠지만,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다면 모든 사람과 장거리에서 대화할 수 있는 매체가 생긴것이니 그것은 단순히 기계 하나를 가지고 있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간접적 네트워크 효과는 그보다 약간 복잡하다. 당신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개발한 윈도우를 쓰고 있을것 같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MS 윈도우를 쓰기때문에 윈도우에서 돌아가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었다. 예를 들면 많은 게임들은 윈도우 외의 다른 OS 에서 돌아가지 않는다. 디아블로는 아마 윈도우에서만 돌아가지 리눅스에서 돌아가진 않을것이다. 그 이유는 MS 윈도우에 가장 많은 유저들이 있기때문이다. MS 윈도우 유저가 많아질수록,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문서작업프로그램을 비롯해서 게임, 동영상 등등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들을 개발한다. 그러면 그런 개발자들 덕에 MS 윈도우의 가치는 더욱 더 상승한다. 리눅스로는 게임도 못하고 여러 프로그램 사용도 제한되는데 굳이 리눅스를 MS윈도우 대신에 쓸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이런 것이 연쇄작용을 일으켜 MS 윈도우가 더욱 더 커지게 되었다. 결국 한 소비자가 한 제품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른 소비자에게 추가적인 가치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직접적 네트워크 효과와 같은 효과를 갖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네트워크 효과를 가지면서 한계비용이 매우 작은 품목들(주로 IT 제품들)은 일단 소비자 기반(Consumer base)을 크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에, 물건을 공짜로 뿌려 소비자층을 두껍게 만들고자 한다. 그러면 이는 기하급수적으로 시장지배력이 높아지게 되어, 완전독점과 같은 상태로 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이 높아진 시장지배력은 소비자가 만든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생산자가 소비자를 이끌어낸것이고, 독점생산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네트워크 효과가 강한 상품일수록 이러한 독점력은 더욱 증가하고, 또한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효용도 더욱 더 커진다. 


하지만 여기서 반독점론자들은 새로운 혁신이 탄생하여도, 이미 커져버린 네트워크(Networked) 재화들은 후발주자에 의해 무너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게 꼭 옳지는 않다. 이미 마이스페이스나 베보같은 SNS도 있었는데 페이스북이 어떻게 그 자리를 통째로 빼앗고, 링크드인이나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이 그 SNS 시장을 나눠먹을까? 그 이유는 간단히, SNS의 후발주자들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더 빠른 네트워크 효과를 주기 위해, 친구와 친구가 생기면 함께아는 친구 라는 기능등을 넣어 서로가 더 강한 네트워크 형성을 할 수 있게 하여, 순식간에 퍼진 것이다. 만약 페이스북보다 더 강한 네트워크 효과가 있으면서, (예를 들면, 보기만 하면 친구추가가 되는 것) 더 괜찮은 개인공간을 제공할 수 있으면 페이스북의 현재 위치를 빼앗는것도 시간문제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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