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와 경제학2018. 12. 20. 21:38

언제쯤부턴지 모르겠지만, 고객만족이 여느 비즈니스의 주요 요소가 됨에 따라 "손님이 왕이다" 라는 말이 격언처럼 퍼지고 있다. 생산자를 소비자를 깍듯이 모셔야 된다는 말이다. 이렇게 해야 소비자가 그 생산자를 선택해서 구입을 해주고, 생산자는 돈을 벌기때문이다.


생산과 소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전에, 박원순 시장의 대형마트(SSM) 주말영업 규제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서울시는 2012년 박원순 시장이 당선되었을때 흔히들 SSM(Super Supermarket) 이라고 불리우는 기업형 수퍼마켓의 주말 영업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규제를 지키지 않으면 상당한 벌금을 내야만 했다. 목표한 결과는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소비자들이 주중에 마트를 가던지, 인터넷 구입을 하던지 해서 실질적으로 전통시장 활성화에 크게 역할을 하진 못했다. 필자는 시장이 옆인지라 자주 가보는데 주말이라고 사람이 늘었다는 생각은 크게 들지 않고, 업주들도 잘 모르고 사는듯 했다. 옆에 이마트가 주말영업을 안했는데 그만큼의 손님이 전통시장으로 가지 않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소비자가 구매의 선택권이 있다. 소비자의 선호에 따라 살아남는 자가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게 되어있다. 그런 소비자의 선호는 얼마나 소비자에게 가치있는 제품을 얼마나 싼 가격에 제공하느냐에 달려있다. 즉, 같은 가치이면 당연히 소비자는 싼가격인 제품을 더 선호한다. 이렇게 됨으로써 가장 효율적인 공급자가 그 시장을 장악하게 되며, 그에 따라 자본주의에서 추구하는 제한된 자원으로 가장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하게 되는 것이다. 즉, 소비자 선호에 따라 제품의 가격과 생산량이 결정되고, 이런식으로 생산될때 소비자주권(Consumer Sovereignty)가 실현된다. 이같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위한 과정을 경제학에서는 경쟁이라 부르며, 산업내에 경쟁이 심할수록 더욱 더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 낮은값에 탄생되며, 사회 전체적으로 더욱 더 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이루어진다. 만약 공급자가 소비자의 선호를 맞추지 못하게 된다면, 공급자는 자연히 시장점유율이 낮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자, 이제 앞에 언급했던 대형마트 주말영업 규제의 어떤 부분이 잘못된 것인지 보인다. 사실 대형마트는 규제를 당할 죄목이 없다. 사실 전통시장을 망하게 만든 것은 대형마트가 들어섰기 때문이 아니라, 소비자가 대형마트를 전통시장보다 선호하기 때문이다. 요즘같은 시대에 소비자들이 주차도 불편하고, 에어컨도 안되는 전통시장보다 백화점 수준의 편의를 자랑하는 대형마트를 선호하는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유통과정의 규모의 경제로 낮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대형마트로 손님이 쏠릴 수 밖에 없다. 만약 이 경쟁을 정부가 간섭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라니 소비자가 지는 것이다. 실제로 주말에 마트를 못간 손님들이 아예 안사던지, 인터넷 구입을 하던지, 억지로 전통시장을 가서 주말에 꼭 사야하는 것만 산다던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만약 전통시장을 정부의 개입을 통해 살리고 싶다면, 매우 좋은 방법이 있다. 바로 영세업자들을 돕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직접 가서 그들의 물건을 구입해주면 된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자신이 비싸고 열등한 물건을 불편한 장소에서 구입하기 싫기때문이다. 


누구를 탓하랴. 전통시장을 망하게 만든 범인이 대기업이 아니라 소비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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